1. 조현병은 어떤 병인가?
조현병(精神分裂症, Schizophrenia)은 현실과의 경계가 흐려지고 사고, 감정, 행동에 이상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정신질환이다.
환자는 망상(현실과 다른 생각을 굳게 믿는 상태)이나 환청(존재하지 않는 소리를 듣는 증상), 사고의 혼란, 감정의 둔마 등 다양한 증상을 겪는다.
과거에는 ‘정신분열증’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지만, 이 표현이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는 이유로 현재는 ‘조현병’이라는 이름이 공식적으로 쓰이고 있다.
조현병의 원인은 단순히 스트레스나 성격 문제로 설명되지 않는다.
뇌의 도파민(dopamine)이나 세로토닌(serotonin)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 유전적 요인, 환경적 스트레스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한다는 것이 학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발병 시기 또한 청소년기 후반에서 30대 초반 사이로, 인생의 중요한 시기에 증상이 나타나 사회생활이나 학업에 큰 지장을 준다.
이처럼 뇌의 기능적 이상에서 비롯된 질환이기 때문에, 치료에는 반드시 전문적인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2. 약을 먹으면 정말 효과가 있을까?
조현병 치료의 핵심은 항정신병 약물(antipsychotics)이다.
이 약들은 뇌 속 도파민 수용체를 조절하여 과도한 신경전달을 완화함으로써 환청이나 망상 같은 양성 증상(positive symptoms)을 줄여준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 따르면, 조현병 환자의 약 70~80%가 약물 복용 후 증상 호전을 경험한다.
약을 꾸준히 복용할 경우 재발률이 급격히 낮아지고, 일상생활이 가능한 수준까지 회복하는 사례도 많다.
약물은 크게 1세대(전통적 항정신병 약물)와 2세대(비정형 항정신병 약물)로 구분된다.
1세대 약물은 도파민 억제 효과가 강해 증상 개선에 빠르지만, 근육 강직이나 손 떨림 같은 부작용이 있었다.
반면 2세대 약물은 세로토닌 수용체에도 작용하여 부작용이 적고, 감정 둔화나 사회적 위축 같은 음성 증상(negative symptoms)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즉, 최신 약물은 단순히 ‘환청을 없애는 것’을 넘어 감정 회복과 사회 복귀를 돕는 단계로 진화했다.
다만 조현병 약물의 효과는 ‘복용 즉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2~4주간 꾸준히 복용해야 뚜렷한 변화를 느낄 수 있으며, 뇌의 신경전달체계가 안정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조기 치료와 꾸준한 복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3. 약물 복용의 어려움과 오해
조현병 치료의 가장 큰 문제는 약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증상이 호전되면 “이제 다 나았다”는 착각을 하거나, 부작용 때문에 복용을 꺼리는 경우가 생긴다.
그러나 약을 중단하면 재발 위험이 5배 이상 증가하며, 재발할수록 뇌 기능이 점점 손상되어 회복이 어려워진다.
실제로 조현병 환자의 약 40%가 복용 중단 후 1년 내 재발을 경험한다는 연구도 있다.
물론 일부 환자에게서 체중 증가, 졸림, 식욕 변화, 무기력감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문제를 최소화한 개량 약물들이 개발되어, 환자 맞춤형 조절이 가능하다.
약물 복용이 어렵다면 한 달에 한 번 주사로 투여하는 장기지속형 주사제(LAI, Long-Acting Injection)도 대안이 된다.
이는 약을 매일 먹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복약 순응도를 높이고 재발을 방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중요한 것은 ‘약물의 부작용이 두렵다’는 이유로 치료를 중단하지 말고, 반드시 담당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복용량 조정이나 약 변경에 대해 상의해야 한다는 점이다.
스스로 약을 끊는 행위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치료 과정을 되돌릴 수 없는 후퇴로 이어질 수 있다.
4. 약물치료와 함께 필요한 것들
조현병 치료에서 약물은 ‘기초’이지만, 완전한 회복을 위해서는 심리사회적 치료와 가족의 지지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약을 통해 증상이 안정된 후에는 인지행동치료(CBT), 사회기술훈련(SST), 재활치료, 직업훈련 등을 병행하면 사회적 기능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
또한 가족이 질환의 특성을 이해하고 환자를 비난하기보다는 지지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재발 방지에 매우 중요하다.
조현병은 ‘완치가 불가능한 병’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많지만, 현대 의학에서는 충분히 관리 가능한 만성질환으로 본다.
실제로 꾸준한 치료를 받은 환자의 다수는 직장이나 학교로 복귀하고, 가족과 함께 평범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조현병은 단순히 의지나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화학적 불균형으로 인한 의학적 질환이다.
따라서 약물치료는 필수적이며, 꾸준함이 곧 회복의 핵심이다.
결론적으로, “조현병 약을 먹으면 효과가 있을까?”라는 질문의 답은 ‘그렇다, 충분히 있다’이다.
약물은 증상을 줄이고, 재발을 막으며, 삶의 질을 되찾게 해주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다.
다만 의사의 지시에 따라 장기적으로,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며, 가족과 사회의 지지가 함께할 때 치료의 효과는 더욱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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