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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보/조현병

조현병 치료제가 하는 일 – 도파민, 뇌 회로, 약물 작용 원리 쉽게 정리





조현병 치료제는 단순히 “환청을 줄여주는 약”, “망상을 가라앉히는 약”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뇌 속 특정 회로의 정보처리 방식 자체를 안정시키는 복잡한 과정을 담당한다.

많은 가족과 환자들이 “약을 먹으면 왜 좋아지는지”, “왜 꾸준히 복용해야 하는지”, “왜 약을 끊으면 다시 재발하는지”를 궁금해한다.

하지만 이러한 질문에 명확하게 답해주는 자료는 많지 않다.

본 포스팅에서는 조현병 치료제가 뇌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어떤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하는지, 왜 재발 예방에 필수적인지까지 과학적 원리를 기반으로 설명해본다.

최대한 일상 언어로 풀어 쓰되, 핵심 개념은 전문성을 유지해 보호자도 이해하고 환자도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구성했다.



 

 

조현병 치료제가 하는 일 – 도파민, 뇌 회로, 약물 작용 원리 쉽게 정리






1. 조현병은 뇌의 정보처리 회로가 혼란스러워진 상태





조현병은 단순히 “정신이 아픈 병”이 아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뇌의 특정 회로가 정보를 잘못 해석하고 과도하게 연결하면서 현실과 내적 경험의 경계가 흐려지는 질환이다.

대표적으로 영향을 받는 회로는 다음과 같다.


 

 

① 도파민 회로


도파민은 “동기·보상·주의·추론·운동” 등 여러 기능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조현병에서는 이 도파민 신호가 과도하게 활성화되거나 또는 부족하게 작동하는 영역이 동시에 나타난다.

 

 


중뇌-변연계 경로 과활성화 

 

→ 환청, 망상, 과도한 의심

 

 

 


전전두엽 경로 저활성화 

 

→ 집중력 저하, 의욕 감소, 판단력 저하



즉, 도파민이 어떤 부위에서 어떻게 흐르느냐가 증상의 성격을 결정한다.




 

 

 

② 글루타메이트 회로


최근 연구에서는 조현병을 “NMDA 수용체 기능 저하 질환”으로 보는 견해도 강해졌다.

NMDA 기능이 떨어지면 뇌 회로의 균형 조절 능력이 약해지고 정보가 과대해석되거나 왜곡된다.



 

 


③ 감정·경계 시스템(편도체·해마)


편도체는 공포·위협을 감지하는 기관이고 해마는 기억을 조직화한다.

조현병의 급성기에는 편도체 반응이 과도해져 “누군가 나를 해치려 한다”, “감시당하고 있다”는 망상으로 이어지기 쉽다.

 


 

 

 

이처럼 조현병은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신경회로 네트워크의 오작동이다.

따라서 치료제 역시 뇌 회로의 흐름을 안정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2. 조현병 치료제가 작동하는 기본 원리 – 도파민 조절이 핵심


 


조현병 치료제(항정신병약)는 대부분 도파민 수용체를 표적으로 한다.

하지만 “도파민을 줄여주는 약”이 아니라 도파민 흐름을 정상 수준으로 조절하는 약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① D2 차단 – 과활성화된 도파민을 안정시키기

 

조현병이 심해질 때, 특히 환청·망상·피해망상 같은 양성증상은 도파민이 중뇌-변연계 경로에서 과도하게 분비되기 때문이다.

항정신병약은 이 과한 신호를 “차단”해 뇌가 과대해석하지 않도록 만든다.

즉, 뇌가 잘못된 의미를 붙이던 정보가 “의미 없는 신호”로 재분류되면서 환청이나 망상이 약해진다.

 


 

   

② 전전두엽 회로 도파민을 회복시키기

  

조현병 환자는 전전두엽 기능이  떨어져 의욕이 없고 집중도 감소하고 감정이 무뎌지는데 이는 도파민 부족 상태와 관련 있다.

특히 비정형 항정신병약(신약)은 전전두엽 D1/D2 작용을 동시에 조절해 부족한 영역에는 도파민을 보정하고 과한 영역은 차단하는 양방향 조절 기능을 한다.





 

③ 다른 신경전달물질에도 작용한다

 
비정형 약물(올란자핀, 퀘티아핀, 아리피프라졸 등)은 세로토닌은  수용체에도 작용해 도파민 균형을 미세하게 조정한다.

세로토닌 차단은 도파민을 필요한 부위에서 정상적으로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즉, 도파민이 과한 부위는 낮추고, 부족한 부위는 늘리고, 신호의 균형을 되찾는 데 관여한다.

이 조정 기능이 바로 조현병 치료제가 단순 진정제가 아니라 뇌 회로를 안정시키는 약이라는 증거다.




 





 

 

3. 약물 종류별 작용 차이 – 1세대 vs 2세대 항정신병약


 

 

조현병 치료제는 크게 두 세대로 나뉜다.




 

① 1세대 항정신병약
 


대표 약

 
ㅡ 할로페리돌

ㅡ 클로르프로마진


 

특징

 

ㅡ도파민 D2를 강력하게 차단
ㅡ양성증상(환청·망상)에 매우 효과적
ㅡ단점: 운동부작용(파킨슨 증상, 경직, 떨림) 발생 가능




1세대 약물은 강력한 차단이 장점이지만 전전두엽 도파민까지 떨어뜨릴 수 있어 음성증상(무의욕, 무감정)은 오히려 악화시키기도 한다.




 

 


② 2세대 항정신병약 – 현재 대부분 사용

 


대표 약


ㅡ 리스페리돈
ㅡ 올란자핀
ㅡ 퀘티아핀
ㅡ 클로자핀
ㅡ 아리피프라졸
ㅡ 팔리페리돈



 

특징

 
ㅡ D2 + 세로토닌(5-HT2A) 조절
ㅡ 도파민 감소와 증가를 동시에 조절하는 균형형 약물
ㅡ 양성증상 + 음성증상 + 인지 기능 개선 효과
ㅡ 부작용 상대적으로 적음



이 약들이 대부분의 환자에게 기본 치료제가 되는 이유다.

 







 

4. 약물은 왜 꾸준히 먹어야 하나 – 재발률의 차이를 보면 답이 나온다


 


조현병은 “증상이 좋아지면 회복된 것”이 아니라 “회로가 약해진 상태에서 약으로 균형을 잡고 있는 것”에 가깝다.

약을 중단하면 다음 현상이 발생한다.





 ① 도파민 수용체 민감도 증가(초조·불안·환청 재발)

약을 끊으면 평소보다 도파민 반응이 예민해진다.


이때 스트레스가 조금만 와도 환청·의심이 급격하게 다시 올라온다.



 


② 약물 중단 후 3개월 내 재발률 70%

임상 연구에 따르면 조현병 환자가 약을 중단하면 3~6개월 내 재발률이 70~80%에 달한다.



 




③ 재발할 때마다 뇌 기능이 조금씩 손상

많은 논문에서 “재발 횟수가 많을수록 치료 반응이 떨어지고 회복 속도도 느려진다”고 보고한다.


즉, 조현병은 재발이 누적될수록 뇌의 기능이 약해지는 병이다.

그래서 “증상 좋아지면 약을 끊어도 된다”가 아니라 좋아졌기 때문에 약을 계속 먹어야 한다.

약물은 증상을 억지로 눌러놓는 것이 아니라 회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기초 장치 역할을 한다.




 

 

 

 5. 약물이 증상별로 어떻게 도움을 주는가


 


조현병은 크게 두 가지 종류의 증상이 있다.

 





① 양성증상(환청·망상·피해의식)

도파민 과활성 → 약물의 D2 차단이 효과적

약 먹고 “속삭이는 소리”, “지시하는 환청”, “감시받는 느낌” 등이 줄어든다.






② 음성증상(무의욕·무감정·대인기피)

전전두엽 도파민 부족 → 신약의 세로토닌 조절이 도움

의욕이 조금씩 회복되고 표정·감정이 살아난다.



 



③ 인지기능(집중력·기억력·판단력)

비정형 약물은 전두엽 회로의 균형을 맞추며 집중이 조금씩 개선되고 일상 기능도 좋아진다.



 

 





   

6. 약물의 오해 바로잡기 – 약 중독이나 뇌 손상은 없다는 사실


  


가족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 있다.

“약 오래 먹으면 중독되나요?”

“뇌가 망가지지 않나요?”

결론은 No다.

 


과학적으로 조현병 치료제는 중독을 일으키지 않는다.

또한 용량 조절만 잘하면 뇌 손상도 일으키지 않는다.

오히려 약을 중단해서 재발을 반복할 때 뇌의 구조적 회로 손상이 쌓인다.

즉,

약물 유지 → 뇌 보호

약물 중단 → 뇌 손상 위험 증가

이 구조를 이해하면 복약의 중요성은 더 이상 의심할 여지가 없다.





 

 

 

7. 약물 부작용 – 왜 생기고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항정신병약은 비교적 안전하지만 일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① 체중 증가(주로 올란자핀, 클로자핀)

세로토닌·히스타민 수용체 영향으로 식욕 증가 가능

✔ 해결: 식단 조절, 저녁 탄수화물 감소, 대체 약물 고려



 



② 졸림

신체가 약에 적응할 때 흔하다

✔ 해결: 복용 시간 조정, 용량 조절




③ 운동 부작용(떨림·경직)

주로 1세대 약물에서 나타남

✔ 해결: 항콜린성 약물 병용 또는 약물 변경






부작용 대부분은 조절 가능하고 전문의와 상의하면 쉽게 해결된다.






 

 

 

8. 약물과 함께 중요한 것 – 재발을 막는 생활 관리


 

 

조현병은 약만 먹는다고 해결되는 병은 아니다.

다음 요소가 함께 관리될 때 재발률이 크게 줄어든다.




 




① 규칙적 수면

수면이 무너지면 도파민 불균형이 가장 빨리 악화된다.








② 스트레스 최소화

큰 스트레스는 회로를 다시 불안정하게 만든다.






③ 가족·친구의 안정적 반응

비난, 압박, 감정 폭발은 재발 위험을 높인다.






④ 꾸준한 상담·외래

뇌 기능은 매일 조금씩 달라지므로 정기적 점검이 필수다.







 

 

 

정리
조현병 치료제는 도파민 회로를 안정시키고 과도하거나 부족한 신호를 바르게 조정해 뇌가 현실을 정확히 해석하도록 돕는 약물이다. 환청·망상 감소, 의욕 회복, 감정 회복, 사고 정리, 재발 예방, 뇌 기능 보호. 이 모든 기능이 약물 하나에서 나온다. 따라서 조현병은 약물치료를 꾸준히 유지할 때 가장 높은 삶의 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질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