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은 신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때, 혈액 속의 노폐물과 과잉 수분을 인공적으로 걸러내는 치료법입니다.
우리 몸의 신장은 하루 150L 이상의 혈액을 걸러내며, 노폐물·독소·전해질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만성 신부전이나 급성 신부전으로 신장의 여과 기능이 10~15% 이하로 떨어지면, 몸속의 노폐물(요소, 크레아티닌, 수분, 칼륨 등)이 축적되어 생명을 위협하게 됩니다.
이때 신장을 대신해 피를 정화하는 것이 바로 투석 치료입니다.
투석은 단순히 “피를 깨끗하게 하는 과정”이 아닙니다.
신장이 수행하던 수분조절, 산염기 균형, 전해질 조절, 노폐물 제거 등의 복잡한 생리적 기능을 외부 기계나 인공막을 통해 인위적으로 수행하는 고도의 생명 유지 기술입니다.
신부전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약물이나 식이요법으로는 더 이상 회복이 어려워지고, 이때 투석은 생명 연장의 마지막 보루가 됩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의 환자가 투석으로 생명을 이어가고 있으며, 대한민국에서도 약 13만 명 이상이 투석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현대 의학에서 투석은 단순한 치료를 넘어, 인공 신장이라 불릴 정도로 정교한 생명 유지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혈액투석과 복막투석
두 가지 방식의 원리와 차이
투석은 크게 혈액투석과 복막투석으로 나뉩니다.
두 방법 모두 목표는 같지만, 과정과 환경, 환자의 자율성 면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① 혈액투석(Hemodialysis)
가장 일반적인 형태로, 병원에서 시행됩니다.
팔의 동맥과 정맥을 연결해 만든 ‘동정맥루’를 통해 혈액을 뽑아내고, 인공신장기(투석기계) 내의 ‘투석막’을 통과시키며 노폐물을 걸러냅니다.
깨끗해진 혈액은 다시 몸속으로 되돌아갑니다.
보통 주 3회, 회당 4시간 정도 진행되며, 주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혈액투석의 장점은 노폐물 제거 효율이 높고, 의료진이 관리하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단점은 병원 방문이 필수이며, 투석 후 피로감, 저혈압, 경련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② 복막투석(Peritoneal dialysis)
자신의 복막을 이용해 체내에서 투석을 시행하는 방식입니다.
복강 내에 투석액을 주입해 일정 시간 동안 노폐물과 수분을 흡수시킨 후, 이 액을 배출하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환자가 집에서 직접 관리할 수 있어 ‘자가 투석’이라고도 불립니다.
복막투석의 장점은 자유로운 생활이 가능하고 혈압 변동이 적으며, 심혈관계 부담이 덜하다는 점입니다.
단점은 복막염 등 감염 위험이 존재하고, 위생 관리가 철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어떤 방식이 적합한지는 환자의 연령, 신체 상태, 생활 패턴, 동반 질환에 따라 달라지며, 신장내과 전문의와 상의해 결정해야 합니다.

투석 환자가 겪는 변화
몸의 적응과 심리적 영향
투석을 시작하면 단순히 의료적 변화뿐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생활적 변화가 동반됩니다.
먼저 신체적으로는 수분과 전해질 균형이 인위적으로 조절되기 때문에, 피로감, 근육 경련, 혈압 변동, 가려움증, 빈혈, 불면증 등이 흔하게 나타납니다.
투석 과정에서 단백질과 아미노산이 손실되므로 단백질 결핍이 생길 수 있고, 이로 인해 면역력 저하나 체중 감소가 동반되기도 합니다.
심리적으로는 장기간의 치료에 대한 스트레스, 자유 제한, 경제적 부담 등으로 인해 우울감과 무기력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평생 투석을 해야 한다’는 인식은 환자에게 큰 정신적 압박을 줍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의료 기술의 발전과 심리사회적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투석 환자도 직장생활·여행·취미활동 등을 유지하며 삶의 질을 높이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의료진은 단순히 투석기계만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영양상태·정서적 안녕·가족관계까지 종합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실제로 장기 투석 환자 중에는 10년 이상 건강하게 생활하는 사례도 많으며, 일부는 신장이식으로 완전한 회복을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투석 환자의 식이요법과 삶의 관리
생명을 지키는 습관
투석 환자에게 식이요법은 치료 그 자체입니다.
아무리 정기적으로 투석을 받아도 음식 조절이 되지 않으면 노폐물 축적과 전해질 불균형으로 합병증이 발생합니다.
우선 칼륨과 인 섭취 제한이 필수입니다.
바나나, 토마토, 감자, 시금치, 해조류는 칼륨이 많아 심장마비를 유발할 수 있으며, 멸치·견과류·유제품·가공식품은 인이 높아 혈관 석회화를 초래합니다.
나트륨(소금)은 부종과 고혈압의 주범이므로 하루 2g 이하로 제한해야 하며, 국물 음식이나 인스턴트식품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분 섭취도 중요한데, 소변량이 줄어든 환자는 하루 700~1,000ml 이하로 제한해야 합니다.
과음수는 폐부종, 호흡곤란, 심장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반면 단백질은 충분히 섭취해야 합니다.
투석 과정에서 단백질이 손실되기 때문에, 닭가슴살, 흰살생선, 두부, 달걀흰자 등 저지방 단백질 식품이 권장됩니다.
생활습관으로는 규칙적인 투석 일정 준수, 적정 체중 유지, 감염 예방(특히 혈관루 관리)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투석 중 피로를 줄이기 위해 가벼운 스트레칭과 산책을 병행하고, 수면·정신건강 관리도 병행해야 합니다.
투석은 단순한 치료가 아니라, 삶의 관리 기술입니다.
올바른 식단과 꾸준한 자기관리만이 장기 생존과 삶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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